잠실의 혈투, KBO 역사에 기록될 명승부: NC-두산, 9회말 홈런 드라마와 극적인 6-6 무승부

2025년 5월 10일 토요일 저녁, 서울 잠실야구장은 KBO 리그 팬들의 기억 속에 깊이 각인될 한 편의 대서사시를 목격했습니다. 5연승 가도를 달리며 상위권 도약을 노리던 NC 다이노스와 분위기 반전을 통해 중위권으로의 도약을 절실히 원했던 두산 베어스의 시즌 두 번째 맞대결은, 단순한 정규 시즌 한 경기를 넘어선 야구의 모든 희로애락이 응축된 명승부였습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야구계의 오랜 격언을 증명하듯, 양 팀은 경기 종료 직전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공방전을 펼쳤고, 특히 9회에만 두 차례의 극적인 홈런포가 터져 나오는 드라마틱한 전개 끝에 6-6 무승부라는, 승패를 가리지 못한 결과를 맞이했습니다. 그러나 이 경기는 승자와 패자를 넘어, 선수들의 투혼과 팬들의 열정, 그리고 예측 불가능한 야구의 매력을 오롯이 선보이며 잠실의 밤을 그 어떤 승리보다 뜨겁게 달궜습니다.

경기 초반 주도권은 홈팀 두산 베어스가 잡았습니다. 1회말, 두산은 1사 1, 2루 찬스에서 김재환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올리며 기세를 올렸습니다. NC는 4회초 2사 1, 3루의 동점 기회를 맞았으나 손아섭의 내야 땅볼로 아쉬움을 삼켰습니다. 위기 뒤에 기회는 두산에게 찾아왔습니다. 4회말, 강승호가 NC 선발 신민혁을 상대로 좌월 투런 홈런(시즌 2호)을 터뜨리며 스코어를 3-0으로 벌렸습니다. 두산의 일방적인 흐름으로 전개될 듯했던 경기는 NC의 반격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이했습니다. 5회초, 박건우의 볼넷 출루에 이어 김휘집이 두산 선발 최승용으로부터 추격의 투런 홈런(시즌 4호)을 작렬시키며 3-2, 한 점 차로 따라붙었습니다. NC의 기세는 6회초에도 이어져, 박민우의 볼넷과 상대 폭투로 만든 1사 2루에서 맷 데이비슨이 우익수 키를 넘기는 적시 2루타로 3-3 동점을 만들었습니다. 양 팀 선발 신민혁(6이닝 3실점 QS)과 최승용(5이닝 2실점)은 각자의 역할을 다했지만, 승패와는 인연을 맺지 못했습니다.

팽팽한 균형은 8회초 NC에 의해 깨졌습니다. 김형준의 안타와 김주원의 희생번트, 서호철의 안타로 만들어진 1사 1, 3루에서 맷 데이비슨의 유격수 땅볼 때 3루 주자가 홈을 밟으며 NC가 4-3으로 경기를 뒤집었습니다. 승리의 추가 NC 쪽으로 기우는 듯했지만, 두산의 저력은 8회말 곧바로 발휘되었습니다. 허경민의 안타와 정수빈의 희생번트로 만든 1사 2루에서 양석환의 안타로 1사 1, 3루. 여기서 조수행이 기습적인 스퀴즈 번트를 성공시키며 4-4 동점을 만들었고, 이어진 1사 1, 2루 상황에서는 김기연의 병살타성 타구를 NC 유격수 김휘집이 송구 실책을 범하며 2루 주자 강승호가 홈까지 파고들어 두산이 5-4로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NC로서는 통한의 실책이었고, 경기의 흐름은 순식간에 두산으로 넘어갔습니다.

그러나 야구의 신은 마지막 9회에 모든 드라마를 준비해둔 듯했습니다. 9회초, 패색이 짙던 NC는 두산의 마무리 김택연을 상대로 기적을 노렸습니다. 선두타자 한석현의 2루타로 마지막 불씨를 살린 NC는, 천재환이 김택연의 3구째 직구를 통타하여 좌측 담장을 넘기는 극적인 역전 투런 홈런(시즌 3호)을 터뜨렸습니다! 스코어 6-5, NC가 재역전에 성공하며 승리를 눈앞에 두는 듯했습니다. NC 덕아웃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고, 김택연은 마운드에서 망연자실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9회말, 패배 직전의 두산은 NC 마무리 류진욱을 상대로 마지막 공격에 나섰습니다. 선두타자 제이크 케이브는 류진욱의 초구를 그대로 받아쳐 중앙 담장을 넘기는 통렬한 동점 솔로 홈런(시즌 5호)을 쏘아 올렸습니다! 6-6. 잠실구장은 두산 팬들의 엄청난 함성으로 뒤덮였고, 믿을 수 없는 동점 상황에 경기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습니다.

이날 경기는 양 팀 핵심 선수들의 활약과 아쉬움이 교차했습니다. NC 천재환은 9회초 결정적인 역전 홈런으로 영웅이 되는 듯했고, 두산 제이크 케이브는 9회말 극적인 동점 홈런으로 팀을 패배에서 구했습니다. 두산 양의지는 3타수 3안타 1볼넷으로 100% 출루하며 베테랑의 품격을 과시했고, 강승호 역시 중요한 홈런으로 힘을 보탰습니다. NC에서는 맷 데이비슨이 2타점, 김휘집이 추격의 홈런을 기록했지만, 김휘집은 8회말 결정적인 실책으로 역전의 빌미를 제공하며 천당과 지옥을 오갔습니다. 양 팀 마무리 투수였던 김택연과 류진욱은 모두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며 아쉬움을 삼켰습니다. NC는 이날 기록된 2개의 실책이 모두 실점으로 연결되며 수비 집중력에 대한 과제를 남겼습니다.

더블헤더 두 번째 경기로 치러진 이날 경기는 KBO 규정에 따라 연장전 없이 9회로 종료되었고, 제이크 케이브의 동점 홈런과 함께 6-6 무승부로 막을 내렸습니다. 이로써 NC 다이노스(15승 1무 18패)는 5연승 행진을 마감했지만, 패배 직전에서 귀중한 승점 0.5점을 확보했습니다. 두산 베어스(16승 20패)는 순위 반등에는 실패했으나, 9회말 극적인 동점으로 팀 사기를 끌어올리는 소중한 무승부를 기록했습니다. 승패를 떠나 2025년 5월 10일 잠실의 혈투는 KBO 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명승부로, 야구가 왜 각본 없는 드라마인지를 증명한 한 편의 대서사시로 기억될 것입니다. 선수들의 투혼, 팬들의 함성, 그리고 마지막 순간까지 예측할 수 없었던 승부의 향방은 야구팬들에게 잊지 못할 감동과 전율을 선사했습니다.